[신기술] 고려대, PVC 폐플라스틱 기반 유가금속 흡착제 개발
PVC 원형 살린 간단한 공정으로 재사용과 회수 성능까지 확인
전자폐기물, 폐촉매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적용 가능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기술
버려지는 PVC 폐플라스틱이 금·팔라듐·백금 등 고가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친환경 흡착제로 재탄생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이정현 고려대학교 교수와 원왕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폴리염화비닐(PVC)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폐수 내 금, 팔라듐 및 백금과 같은 유가금속을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간단한 공정을 통해 재사용 및 회수 성능까지 확인된 것이 특징이다.

그림 1. 고려대 연구진이 개발한 PVC 폐플라스틱 기반 유가금속 흡착제 제조 과정
유가금속은 전자기기, 촉매, 배터리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인 고가의 희소 자원이다. 하지만 희소성과 높은 가격, 채굴 과정에서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폐기물이나 사용 완료된 촉매로부터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흡착 기반 유가금속 회수 기술은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여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흡착제는 낮은 흡착 성능, 복잡한 제조 공정, 유해 물질 사용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유가금속 회수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켰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PVC 폐플라스틱을 활용하여 고성능 유가금속 흡착제를 제조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폐플라스틱의 불순물을 용매 처리로 제거한 뒤,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고 ‘하이드라진(Hydrazine)’ 기능기를 도입했다. 이 기능기는 금속 이온을 선택적으로 흡착하고 환원하는 역할을 해 흡착 성능을 높인다.

그림 2. 개발된 흡착제의 유가금속 흡착 및 회수 과정
이렇게 개발한 흡착제는 폐플라스틱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형태로, 공정이 단순하고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제조된 흡착제는 수용액 내 유가금속 이온을 빠르게 흡착 및 환원시켜 금속 나노입자를 형성하며 매우 높은 흡착 성능을 보였다. 실제 응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폐컴퓨터 및 폐촉매로부터 얻은 침출수에 적용한 결과, 다양한 금속이 혼재된 환경에서도 유가금속만을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우수한 선택성을 나타냈다. 또한, 동일한 흡착제를 여러 차례 반복 사용했음에도 초기 성능을 거의 유지하는 우수한 재사용성을 입증했다.
더 나아가, 유가금속이 흡착된 흡착제를 고온에서 소성 처리함으로써 복잡한 공정 없이도 고순도의 유가금속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흡착제를 활용한 금 회수 공정에 대해 경제성과 환경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의 금 채굴 및 정제 공정보다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 훨씬 우수한 환경친화성을 보였으며, 경제성 또한 우수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제안된 공정이 기존 산업 공정보다 가격 경쟁력과 환경친화성에서 우수함을 나타낸다.
개발된 신소재와 제조 기술은 PVC 폐플라스틱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유가금속 회수 방식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자폐기물, 폐촉매, 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금, 팔라듐, 백금 등 고가의 유가금속이 포함된 다양한 폐자원에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유가금속을 회수할 수 있어 자원 순환 경제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개발한 폐플라스틱 기반 다공성 소재 기술은 유가금속 회수뿐만 아니라 중금속 및 방사성 물질 제거, 분리막 기반 수처리 분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흡착제는 PVC 폐플라스틱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향후 흡착제뿐만 아니라 분리막이나 중공사막 등 다양한 형태로의 실용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폐플라스틱 중 PVC를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기술 개발과 PVC를 대량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스케일업 및 공정 구축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교수는 “버려지는 자원인 폐플라스틱을 간단하고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전략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PVC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과 천연고분자를 활용해 흡착제 및 분리막과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며, 현재 이에 관련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왕연 교수는 “본 연구는 기존 유가금속 회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함으로써 자원 회수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지속가능 기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 소재 개발에 전념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및 공학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5월 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온라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