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한국화학연구원, 상용 소재보다 성능 뛰어난 전기화학적 LOHC 수소 저장용 분리막 개발
SPAES 분리막, 머리카락 5만분의 1 크기 수화채널로 내구성 40% 개선
액체 상태로 안전하게 수소저장, LOHC 시스템 상용화 2030년 목표
국내 연구진이 액체 상태로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의 핵심인 ‘분리막’의 내구성과 효율성을 모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기존 분리막 대비 40% 이상 향상된 성능으로, 미래 수소 사회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소순용 박사,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이상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탄화수소 기반 고분자 전해질막 ‘SPAES’를 적용하여, 전기화학적 LOHC 수소화 방식에 쓰이는 차세대 수소 저장용 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PEM(Proton Exchange Membrane, 양이온 교환막)은 수소 이온(H+)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가스는 차단하는 고분자막으로, 주로 연료전지나 전기화학 반응 시스템에 사용된다. 연구진은 기존 상용화된 과불소계 PEM인 나피온(Nafion)의 주요 단점이던 톨루엔 투과율을 60% 이상 감소시키고 수소화 반응 효율은 72.8%까지 향상시켰다.
[그림 1] 톨루엔 수소화 반응 및 톨루엔의 양극 침투
LOHC(액체 유기 수소운반체)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기에 적합한 액체 화합물이다. 기존 기체 수소는 압축(100bar 이상) 및 액화(-252.9℃)를 통해 운송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톨루엔과 같은 LOHC를 활용한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톨루엔 전기화학적 수소 저장은 전기화학 장치 내 분리막을 통해 톨루엔이 반대쪽 전극으로 투과하여 손실되는 문제가 있다.
특히, 기존 상용화된 과불소계 막(나피온 등)은 톨루엔 투과율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톨루엔의 손실뿐만 아니라, 수소화 반응 중 산소 발생 촉매를 오염시켜 반응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머리카락 5만분의 1 크기, 좁은 수화 채널로 효율 향상

이창진 학생연구원(1저자)이 SPAES 소재 분리막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 = KRICT]
연구팀은 탄화수소 기반의 ‘SPAES 분리막’을 새로 설계하여 프로톤 전달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톨루엔 투과를 최소화했다. 고분자 전해질막의 친수성 도메인을 2.1나노미터로 좁혀 톨루엔 확산도를 낮췄다. 쉽게 비유하면 물길처럼 이온이 지나가는 막 속 통로(친수성 도메인)를 머리카락 굵기의 약 5만 분의 1 크기로 미세하게 설계한 것이다. 이 구조는 톨루엔 분자가 막 속으로 퍼지는 것을 방해하여 톨루엔이 막을 통과하는 속도를 기존보다 약 20배나 느리게 만들었다.
막의 톨루엔 확산성(D)은 PFG-NMR 분석을 통해 측정되었으며, SPAES50의 경우 D값은 3.1×10-12㎡/s로, 나피온(6.13×10-11㎡/s)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는 막 내 수화 채널 구조가 확산 저항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음을 시사한다. 전기화학 셀 실험에서 SPAES50을 사용한 셀은 장시간(48시간) 작동 시에도 성능 저하가 작았으며, 나피온을 사용한 셀보다 전류 밀도 유지율 및 전압 안정성이 우수했다. 특히 전압 강하 속도는 SPAES50이 시간당 728㎷, 나피온은 1270㎷로 SPAES가 1.7배 더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SPAES 적용 셀, 톨루엔 투과 감소로 수소화 반응 효율 향상
[그림 2] 내구성 테스트 동안의 성능 변화 및 톨루엔 수소화 효율 비교
그 결과, 톨루엔 투과량은 60% 감소하고, 수소화 반응 효율을 나타내는 파라데이 효율(Faradaic efficiency)은 기존 나피온의 68.4% 보다 높은 72.8%를 기록했다. 장시간(48시간) 구동 성능도 우수했다. 전극 오염 억제 효과도 입증되었으며, 분리막 자체의 화학적 안정성과 구조적 변화도 없어 장기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PAES50 기반 셀은 150㎃/㎠의 전류 밀도 조건에서 72.8%의 높은 파라데이 효율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동일 조건에서 나피온의 68.4%보다 우수한 수치이다. 이는 톨루엔의 불필요한 산화 손실 및 전극 오염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실험 결과, SPAES50은 높은 수소 이온 선택성(12.6×10⁴mS·s/㎤)을 가지며, 이는 나피온(3.4×10⁴mS·s/㎤)에 비해 약 3.7배 우수하다. 따라서 고효율 DEHT(Direct Electrochemical Hydrogenation of Toluene) 반응을 위한 PEM 후보로 매우 유망함을 입증하였다.
전기화학적 LOHC 기술의 작동 원리는 수소 저장 과정에서는 양극에서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 이온(H+), 전자(e-)를 생성하며 이때 산소 발생 촉매인 이리듐 산화율(IrO₂)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해질막을 통해 수소 이온만 음극으로 이동하며, 음극에서는 톨루엔이 전자와 수소 이온을 받아 수소가 저장된 상태(MCH)로 변환된다. 반대로 수소 분리 과정에서는 MCH에서 수소 이온과 전자가 분리되어 톨루엔으로 돌아가고, 분리된 수소 이온은 막을 통해 양극으로 이동해 수소 기체로 방출된다.
LOHC 기술 고도화 핵심, 대량생산과 장기 내구성 확보
본 기술은 기존 상용 PEM의 톨루엔 투과 문제를 극복하고, 장기적 안정성과 반응 선택성을 동시에 개선한 최초의 하이드로카본 기반 PEM 개발 사례로, LOHC 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기존의 LOHC 수소화 기술은 주로 고온·고압 상태에서 금속 촉매를 사용해 수소화를 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전기화학적 LOHC 기술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청정 수소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내 최대, 세계 6위 규모의 석유회사인 일본 ENEOS는 2022년 150㎾급의 LOHC의 일종인 톨루엔 직접 수소화 전기화학 수전해조를 개발한 바 있으며, 2025년부터 ㎿급 직접 수소화 전기화학 수전해조를 개발할 계획에 있다. 2023년 6월 26일에는 LOHC-수전해 융합 시스템을 수소 스테이션과 직접 연계하여 실증을 진행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SPAES 기반 프로톤 교환막(PEM)의 대량 생산 기술 확립 및 제조 단가 절감이 필요하며, 기존 나피온 대비 생산 공정 최적화를 통한 경제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48시간 테스트에서 성능 유지가 확인되었지만, 수천 시간 이상의 장기 운전 테스트와 다양한 환경에서의 내구성 검증이 필요하다. LOHC 기반 수소 저장 및 운송 시스템과의 통합 실험도 진행되어야 하며, 현재 사용되는 장비와의 최적화 연구 및 장기간 사용 시 막의 화학적 안정성 및 환경 영향 평가도 필요하다.
탄화수소 기반 SPAES PEM은 나피온에 비해 톨루엔이 전해질막을 통해 반대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인 크로스오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수소 저장 및 전환 공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화학적 안정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장기 내구성 개선을 위한 연구 및 기업 협력을 통해 실용화 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030년 상용화 목표, 통합형 소자 개발 진행 중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한 기대효과로는 LOHC 기반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의 효율을 높여 수소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연료전지 및 수소 활용 산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증가하여 수소 에너지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다. 또한 SPAES 기반 PEM 적용으로 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과 성능 향상, 발전용 연료전지 등에 활용 가능하며, 전기화학적 수소화 반응의 효율 개선으로 수소 저장 및 운송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LOHC를 활용한 석유화학 공정 및 신재생 에너지 연계 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수소 저장·운송 시스템 효율 개선으로 운영 비용 절감 및 에너지 효율 향상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향후 발생한 전기를 바로 저장할 수 있는 통합형 소자 개발과 함께, 독립형 고효율 수소 저장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2030년경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술은 LOHC 기반 수소 저장 시스템 및 수전해에 적용 가능하며, 전기화학 반응 촉진 및 촉매 보호를 위한 고성능 막으로 친환경 에너지 및 산업용 장치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차, 발전소, 산업용 수소공급 시스템 등 차세대 수소연료 기술 분야에도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LOHC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억 3천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CAGR) 30.1%로 성장하여 2030년 약 15억9천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이러한 성장은 청정 및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와 탄소 배출 저감 필요성에 기인하고 있다.
주요 연구진 사진(뒷줄 왼쪽부터 화학연 소순용 책임연구원(교신저자), 유덕만 책임연구원(교신저자), 이창진 학생연구원(1저자))
이번 연구는 화학연 소순용 책임연구원과 유덕만 책임연구원, 그리고 연세대 이상영 교수가 주도하고 화학연 이창진 학생연구원이 주요 실험을 수행했다. 소순용 책임연구원은 이온전도성 고분자 및 전기화학 시스템 분야 전문가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석사와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덕만 책임연구원은 고분자 물성 및 막-전극 접합체 분야 전문가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석사와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에서 고분자 과학 및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전기화학 기반 수소 저장 기술의 병목이었던 분리막의 한계를 극복한 성과로, 기존 수소저장·운송 기술의 대안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기술은 수소연료전지차, 수소 발전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 가능성이 커,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2025년 2월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재료·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소재화학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인 K2030 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