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POSTECH 전상민 교수팀, 친환경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 개발

기존 대비 담수 생산량 76% 증가, 에너지 효율 5배 향상

친환경 기술로 글로벌 물부족 문제 해결 기대

지구의 70%가 물로 덮여 있지만 전체 물의 97.5%가 바닷물이며, 정작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2.5%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바닷물은 염분이 많고, 지하수 자원은 제한적이며,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시설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전 세계적으로 물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하여 그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팀이 태양열과 바람을 활용해 바닷물을 식수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POSTECH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와 최지훈 박사 연구팀은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rotating 3D Solar Steam Generator, rSSG)'를 개발했다고 2월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기존 해수담수화 기술은 주로 압력을 가해 역삼투현상으로 순수한 물을 분리하는 역삼투압(Reverse Osmosis Membrane, RO)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열을 활용한 증발식 해수담수화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수증기가 증발기 표면에 쌓여 태양광 흡수를 방해하고 증발을 억제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를 개발했다.

 

이 증발기는 광열 소재인 폴리피롤(Polypyrrole)을 원통형 멜라민 폼(Melamine foam) 위에 직접 중합(In-situ Polymerization)하는 방식으로 제작하여 증발기 자체 회전을 통해 주변 공기의 흐름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태양열 외에 추가적으로 자연에너지를 흡수하고 수증기의 축적을 방지하여 증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이 시스템은 기존의 고정형 3D 시스템보다 증발 속도가 17%, 담수 생산량이 76% 증가했다. 특히, 회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담수 생산 증가에 필요한 에너지의 21%에 불과했다. 즉, 적은 에너지로도 훨씬 더 많은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 기술로 생산된 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식수 기준을 완벽히 충족했으며, 해수 증발 과정에서도 내염성을 보여 실제 해수담수화 현장에서의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상민 교수는 "이 기술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전환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라며,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 제거와 바닷물 속 유용한 미네랄 회수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의 성과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실질적인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수담수화는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개발된 회전형 3D 태양열 증발기는 친환경 에너지 활용과 높은 효율성을 갖춰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충족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터저널』 2025년 3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