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KRIBB, 유해 미세조류 독성 억제 생물학적 기술 개발

KRIBB, 유해 미세조류 독성 억제 생물학적 기술 개발 

박테리아 및 미세조류 상호작용 이용해 유해 미세조류 독소 생물학적 억제 기술 개발

수질관리 등 여러 산업 분야서 활용 가능…생태계 보전·지속가능성 증대 기여 기대

 

(A) 유해 미세조류와 박테리아의 상호작용을 통한 스트레스 반응 및 포자(Cyst) 형성 과정

(B) 미세조류의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단계. 무성생식에서는 영양세포(Vegetable Cells)가 플라노시포 (Planozygote)를 거쳐 포자로 변환되며, 유성생식에서는 배우자(Gametes) 융합 후 플라노시포를 통해 포자가 생성

(C) 박테리아의 질소 산화 경로를 통한 독소 합성 조절 메커니즘. L-아르지닌(L-arginine)이 질소 산화효 소(NOS)에 의해 NO로 전환되며, 이 과정에서 포도당1-탈수소효소(NADP+)와 과산화수소(H2O2) 가 생성된다. 해당 신호는 박테리아의 T6SS 및 CDI(T5BSS)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퀴럼 센싱 (Quorum Sensing)을 통해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Alexandrium Pacificum)의 독소 합성을 조절

(D)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의 색시톡신(Saxitoxin, STX) 생합성 경로 및 관련 유전자 발현 패턴. 빨간 색 원은 공동 배양 시 발현이 증가한 유전자를, 노란색 원은 감소한 유전자를, 파란색 원은 변화가 없는 유전자를 나타낸다. sxtA 유전자는 4개의 도메인(sxtA1, A2, A3, A4)으로 구성되며, 회색 원 으로 표시된 영역은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에서 추가적으로 발견

 

미세조류는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단세포성 생물로서, 담수 및 해양 생태계에서 산소를 발생시키고 유기물을 생산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미세조류가 환경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유해 미세조류인 알렉산드리움 퍼시피컴(Alexandrium Pacificum, 이하 퍼시피컴)은 수산물에 축적될 수 있는 신경 독소(패독)를 생성해 사람이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이며,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쳐 수산물 안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Korea Research Institute of Bioscience & Biotechnology, KRIBB) 생물자원센터 이준 박사 연구팀은 미세조류와 박테리아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유해 미세조류의 독소 생성 원리를 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1월 23일 밝혔다. 

기존 독소 제어 방식은 주로 화학약품이나 기계적 제거 방식을 사용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자연 생태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퍼시피컴과 박테리아 자나스키아 시스타우젠스(Jannaschia Cystaugens, 이하 시스타우젠스) 간의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시스타우젠스의 쿼럼 센싱(Quorum Sensing, 세균의 세포밀도 인식기전) 신호가 퍼시피컴의 독소 합성 유전자 발현을 초기 단계와 고도화 단계 모두에서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퍼시피컴은 자연에서 시스타우젠스와 영양분을 두고 경쟁하면서 독소 합성경로와 에너지 대사를 조정했다. 이는 박테리아와의 물리적인 접촉이 퍼시피컴의 독소 합성과 휴면포자 형성을 유도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박테리아와 미세조류 간 신호전달 기전이 단순히 스트레스 신호전달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과 함께 특정 환경조건에서 미세조류의 독소 농도와 독성 조성을 변화시키는 분자적 원리를 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유해 미세조류가 스트레스 환경에서 독소 생산을 통해 생존 전략을 강화한다는 기존 가설을 검증한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퍼시피컴이 영양분의 공급 환경에 따라 스스로 대사 전략을 선택할 수 있음을 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영양분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고에너지를 소모하며 저독성의 패독을 합성하고, 영양분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고에너지의 소모를 억제하며 고독성의 패독으로 합성을 전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Korea Research Institute of Bioscience & Biotechnology, KRIBB) 생물자원센터 이준 박사 연구팀은 미세조류와 박테리아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유해 미세조류의 독소 생성 원리를 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이준 박사는 “이번 연구로 미세조류와 박테리아 간 상호작용을 이용해 유해 조류의 독소 생성을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이 기술이 수산양식, 수질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성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생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워터리서치(Water Research)』 2024년 12월 1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으며, 과기정통부의 우수신진연구사업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워터저널』 2025년 2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