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KIST, 친환경 나노플라스틱 제거 기술 개발

프러시안 블루, 금속-유기물 골격체 기반 물질로 플라스틱 제거 효과 높아

기존 정수장에 추가 처리 공정 없이 나노플라스틱 제거 가능해 주목

최근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경의 영향을 받아 미세한 입자로 변화한 것으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유해하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직경이 5㎜에서 5㎛(마이크로미터, 1천분의 1㎜)사이의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이라 하며, 직경이 1㎛보다 작은 플라스틱은 나노플라스틱이라 부른다.

현재 정수장에서는 20㎛보다 작은 입자의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없어 철(Fe) 또는 알루미늄(Al) 기반의 응집제를 사용해 더 큰 크기로 뭉친 후 제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응집제는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별도의 처리 공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박사 연구팀은 가시광이 비추는 조건에서 나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친환경 금속-유기물 골격체 기반 고형 응집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페로시안화칼륨 용액에 염화철(III)을 더한 금속-유기물 골격체 기반 물질인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를 사용해 응집제를 개발했다. 프러시안 블루는 청바지를 진한 파란색으로 물들이는 데 사용되는 물질로, 최근에는 일본 방류수에서 방사성 원소인 세슘(Cs)을 흡착하는 용도로 사용된 바 있다.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를 활용한 수중 방사성 물질 제거 관련 실험을 진행하던 중 가시광 조사(照射) 조건에서 프러시안 블루가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응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의 응집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결정 구조를 조절해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개발된 소재에 가시광을 조사하면 기존 여과기술로는 제거하기 힘들었던 약 0.15㎛(150㎚) 직경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약 4천100배 크기로 응집해 제거가 용이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실제 실험 결과, 개발된 소재는 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3배 이상 많은 양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응집할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어, 기존에 활용되는 철이나 알루미늄을 사용한 응집제보다 약 250배 우수한 응집효율을 나타냈다.

 

특히, 이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프러시안 블루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물에 녹여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고형 응집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잔여물 회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연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저에너지 공정 구현도 가능하다.

지난 10월 1일 국제 학술지인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소재혁신선도사업(2020M3H4A3106366)과 KIST 기관고유사업(2E32442)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KIST 최재우 박사는 “일반적인 하천, 하·폐수처리시설이나 정수장에 적용할 수 있는 후보 소재로서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술”이라며 “개발된 소재를 사용하면 수계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뿐 아니라 물 속 방사성 세슘까지 정화할 수 있어 안전한 물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본 연구의 제1저자인 KIST 정영균 박사후 연구원은 “이 소재의 원리를 활용하면 초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수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터저널』 2023년 11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