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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 연합(EU) PFAS 규제 및 현지 동향

‘영원한 화학물질’인 PFAS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관련 규제를 검토 중

최근 유럽 식품 등에서 고농도의 PFAS 검출로 규제 강화의 목소리 커져

산업계 우려와 동시에 규제 대응과 대체 물질 개발 필요성 대두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리는 과불화합물(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 이하 ‘PFAS’)에 대한 규제가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글에서는 유럽연합(EU) PFAS 최신 규제와 동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PFAS란?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에 스며들어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발수 특징이 있어 살충제, 조리기구, 소방용 폼, 식품 포장재 등 전 산업계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쉽게 분해되지 않고 한번 유입되면 잔류‧축적성이 높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도 불린다. PFAS는 식품 또는 음용수 섭취, 실내 공기 및 먼지 흡입, 의류, 조리 기구 등을 통해 인체에 노출되며, 환경과 인체 내에 지속적으로 축적돼 암을 유발하거나 갑상샘 호르몬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1만여 종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PFAS인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Perfluorooctanesulfonic acid)과 과불화옥탄산(PFOA, Perfluorooctanoic acid)은 이미 스톡홀름협약에 따라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PFAS 사용을 금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대체 물질이 없어 각 산업계에서는 대체 물질이 개발될 때까지 규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EU PFAS 규제 동향

2023년 1월, 독일‧네덜란드‧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5개국은 PFAS의 유해성을 우려, EU 차원에서 PFAS 사용을 전면 금지 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유럽화학물질청(European Chemical Agencyl, 이하 ‘ECHA’)는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2023년 3월부터 9월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기간을 실시, 현재 영향평가를 실시 중이다.

2024년에는 소비자 화합물, 화장품, 석유‧광업, 가죽, 섬유, 식품 접촉 포장재, 건설 제품에 대한 잠정 결론을 이미 도출 한 상황이며, 2025년 중 F-gas(불화가스), 운송, 에너지, 의료기기, 윤활유, 전자, 반도체에 제품을 검토할 예정이다.

[자료: EU 집행위]

이후, ECHA는 사회경제분석위원회(SEAC)의 최종 평가 의견서 초안을 공개하고, 제 2차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기간을 진행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2026년 중 EU PFAS 규제 초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ECHA는 2023년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주요 14개 산업 분야*에 두 가지 제한 옵션을 제시했다.

* 주: ①섬유(직물, 가죽, 의류 및 카펫), ②포장재, ③금속 도금 및 제품 제조, ④소비재, ⑤화장품, ⑥스키왁스, ⑦불화온실가스(F-gas) 적용 제품, ⑧의료기기, ⑨운송, ⑩전자 및 반도체, ⑪에너지 제품, ⑫건설제품, ⑬윤활유, ⑭정유 및 광업

(옵션 1) 18개월의 전환 기간 부여 후, 예외 없는 전면 사용금지

(옵션 2) 18개월의 전환 기간 부여 후, 용도에 따라 5년 또는 12년 간 예외적 사용*을 허용하고 전면 사용 금지

*주: 단, 혼합소비재, 화장품, 스키왁스, 건축제품, 정유 및 광업은 예외적 허용에서 제외

그러나 2024년 11월, ECHA는 배터리, 전해조, 반도체 등 일부 대체물질 및 기술개발이 부재한 일부 산업 응용 분야에 조건부 사용을 허가하는 옵션 3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단, PFAS 생산‧사용‧폐기 과정에서의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조건을 부여하고 배출관리 방안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스테판 세주르네 부집행위원장은 2024년 12월 유럽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화장품, 기능성 의류, 개인 제품(Personal productO)에서 PFAS 사용을 금지하며, 특히 유아용품의 PFAS 사용은 무관용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일반 소비재에서 PFAS 사용은 엄격하게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 포장 및 포장재 폐기물 규정*의 입법이 완료되어 2026년 중순(잠정)부터 식품 포장재에 특정 농도 이상의 PFAS 사용이 금지될 전망이다.

* 주: PPWR,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EU 내 PFAS 동향

2025년 4월 네덜란드 보건청(RIVM)은 전국 60개 지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가정에서 사육한 닭의 달걀에서 높은 농도의 PFAS가 검출됨에 따라, 섭취 중단을 권고했다. 2023년 이후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모든 상업용 달걀(방목형 달걀)의 경우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달걀의 경우 토양분석을 통해 PFAS 농도 증가 원인을 파악하는 등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2025년 말 발표 예정이다. 그러나 PFAS 검출은 네덜란드의 문제만이 아니다. 벨기에 플랑드르 보건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집에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주당 2개 이상 섭취하도록 권고했으며, 어린이‧임산부‧노인의 경우 주당 1개로 제한했다. 2023년 프랑스 파리시 정부는 주민들에게 가정용 달걀을 섭취하지 않도록 권장했으며, 덴마크 국립 식품 연구소도 전국 유기농 달걀에서 PFAS가 검출된 이후 어린이가 가정용 달걀을 주당 2개 이상 섭취할 경우 EU PFAS 섭취한도를 초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 환경국(EEB)의 화학 정책 담당자 타티아나 산토스(Tatiana Santos)는 “PFAS오염이 유럽인들의 기본적인 자유를 빼앗고 있다”라고 우려하며, 규제를 긴급히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살충제행동네트워크(Pesticide Actin Network Europe)는 2025년 4월 유럽 연합 전역의 와인 49종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일부 와인의 경우 유럽 음용수 기준치보다 100배 높은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이 발견됐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기농 와인에서는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을 뿐 검사대상 모든 와인에서 TFA가 검출되었다. PFAS의 일종인 TFA는 곰팡이 질병에 취약한 포도에 살포하는 농약에 포함된 물질로, 1988년 이전에 수확된 와인에서는 TF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2010년 이후 와인에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단체는 TFA 농도 증가가 PFAS 기반 농약 사용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유럽와인협회(CEEV)는 해당 연구의 비교 대상 군이 현저하게 적어 국가별, 와인 연도, 포도 품종, 유기농 또는 일반 와인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연구 결과가 무의미하며 농약 사용과 검출량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독일보험협회(GDV)는 2025년 4월 16일, 보험사들이 보험 계약에 PFAS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 조항을 포함하도록 권장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협회는 상업용 보험, 제품 책임 보험, 환경 위험 보험 계약 등에서 PFAS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기인한 손해에 대한 의무나 청구를 제외하도록 하고, PFAS 책임 적용 범위를 기업과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협살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EU 집행위원회가 PFAS 규제가 검토하는 단계에서 발표된 이 같은 조치는 PFAS 사용으로 인한 잠재적 소송과 미래의 책임 부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기업이 PFAS를 포함하는 제품 사용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산업계는 마땅한 대체 물질이 없는 상황에서 PFAS사용을 금지할 경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럽제약산업협회(EFPIA)는 PFAS 사용을 규제할 경우 역내 필수 의약품의 70%가 공급 부족난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제약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제약산업의 제조‧유통 과정에서 PFAS는 제품안전성(유통기한 연장, 멸균 등), 유통 및 사용(주사제의 밀봉, 보관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 중이다. EFPI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약회사의 93%가 의약품 활성성분(API)의 제조공정 중 PFAS를 사용하고 있으며, PFAS 사용을 전면 금지할 경우, 신약의 98%가 재승인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시사점 및 전망

EU 회원국에서는 이미 PFAS 사용을 전면 금지 또는 일정량 이상 함유된 제품의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2026년 1월부터 화장품, 스키왁스, 의류용 섬유의 PFAS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며, 덴마크는 2026년 7월부터 무게(kg) 당 50mg 이상의 PFAS가 함유된 의류와 신발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진행 중인 영향평가 결과를 토대로 2026년 중 PFAS 규제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소송이나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에서는 2024년 8월부터 화학물질 제조사인 다이킨(Daikin)과 아케마(Arkema)의 PFAS 방류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실 관계가 확인될 경우 정화 비용을 제조사가 부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에너지 및 수자원산업협회(BDEW)에서도 수자원 내 PFAS 오염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PFAS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PFAS 규제가 강화될 경우 PFAS 사용 또는 일정량 함유제품의 수입 및 판매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관련 규제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EU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PFAS에 대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제조공정 및 대체물질 기술 개발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 EU 집행위원회, 현지 언론 및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출처 = KOTRA GlobalWindow(http://news.kotra.or.kr) / 2025년 5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