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럽 풍력에너지산업의 미래

 

 

풍력 에너지 산업이 붐이다. 유럽 제조업체들이 주도하는 이 산업은 최근 아시아 시장으로도 그 수요를 넓히고 있다. 지난 9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2016 풍력에너지 전시회(WindEnergy 2016)는 그러한 경향을 분명히 보여주었으며, 한국과 독일 양국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함부르크 풍력전시회(WindEnergy 2016) 개요

'WindEnergy 2016'은 육지와 해상을 모두 포함하는 유일한 주요 풍력 에너지 전시회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함부르크에서 개최됐다. 4일 동안 48개국 출신의 3만5천 명 이상의 방문자가 이 전시회에 참여하기 위해 함부르크를 방문했다. 전시회장에서는 1천400개 이상의 기업, 기관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했다.

올해 WindEnergy 전시회는 2014년 첫 개최 이래 두 번째 대회였으며, 2년 전보다 출품기업이 200개사 이상 늘어났다. 2년 전에 비해 해외 방문자 비율은 40%가 늘어났고, 해외 출품기업 비율 또한 44% 이상 상승했다. 함부르크 전시운영국(Hamburg Messe) 이사회 회장인 Bernd Aufderheide는 이번 전시회를 두고 출품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던 성공적인 전시회라고 평하기도 했다. 또한, 처음으로 유럽 풍력 정상회담도 동시에 열렸다. 회담 프로그램에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에 대한 300명 이상 산업 전문가의 프레젠테이션이 포함됐다.

풍력에너지, 강세를 지속하다

2015년은 전 세계 풍력터빈 산업에 큰 분기점이었다. 독일 또한 향후 정부정책 변화가 예상되면서 2016년 상반기에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5년에 비해 육상 풍력터빈 설치규모는 73% 증가한 579기(1880㎿)가 설치됐다. 해상 부문에서는 그리드와 연결된 43개의 새 풍력터빈이 설치됐고, 앞으로도 54개의 풍력터빈이 연결을 기다리고 있다(600㎿ 규모). 추가적으로 73개의 베이스플레이트(baseplate)가 해상에 설치되기도 했다.

독일 풍력에너지 전력량 규모

                                                                                                                                    (단위: ㎿)

 

자료원: Deutsche Windguard GmbH, BWE

2022년까지 원자력에너지 발전소를 모두 폐쇄한다는 독일 정부의 에너지전환(Energiewende)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특히 풍력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2015년 신재생에너지는 이미 독일의 전력 생산을 위한 에너지원의 30%를 생산하고 있으며, 풍력에 의해 제공되는 전력 비율은 전체 전력 생산량의 13.3%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원을 통한 전력 생산비율을 11%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항 중인 독일 풍력기업들

독일에는 전 세계 15대 풍력터빈 제조사 중 4개사가 소재하고 있으며, 풍력 에너지 분야에서 독일 기업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및 제조부품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독일에서만 15만 명 이상이 이 분야에 종사한다.

4대 메이저 독일 기업 중 가장 작은 업체는 노덱스(NORDEX)이다. 이 기업은 2015년에 2억4천 만 유로의 매출을 달성하며 회사 역사상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노덱스의 핵심 역량은 바람이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 즉 경량 풍력발전기 생산에 있다. 노덱스에는 3천300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700개 이상의 풍력터빈을 설치했다. 노덱스는 스페인 제조업체 ACCIONA의 풍력 에너지 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동아시아 지역과의 사업도 추진해왔으나 최근 경쟁 격화로 사업을 중단하고, 대신 인도를 아시아 진출기지로 선정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독일 3위 회사인 젠비온(Senvion)은 유럽, 미국, 캐나다에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확대되는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인도, 일본 등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확장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16년 주식을 공개 상장했다. 노덱스와는 대조적으로 젠비온은 육지와 해상 시장 모두에서 발전기를 생산한다. WindEnergy 2016 전시회 동안 젠비온은 세르비아에 42㎿ 규모 풍력발전단지에 21개 풍력터빈(MM100) 납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2018년 가을에 시작되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젠비온은 15년 동안 풍력터빈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젠비온은 203㎿ 규모의 독일 해상 프로젝트에 32개 해상 풍력터빈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함부르크 WindEnergy 전시장 전경

자료원: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4개사 중 유일한 개인소유 업체인 에너콘(ENERCON)은 육상 터빈 전문기업이다. 이 기업은 기어가 없는 발전기뿐만 아니라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나셀(nascell) 발전기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콘은 이미 2만2천 개 이상의 풍력 발전기를 설치했다. 2014년에는 50억 유로 매출과 4억9천만 유로의 수익을 달성했고, 약 1만8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독일 1위 풍력 기업은 지멘스이다. 지멘스는 해상부분에 강력한 영향력이 있고, 최근 스페인 제조업체 가메사(Gamesa)를 합병하면서 육상과 해상 모두 광범위한 전 세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지멘스는 또한 WindEnergy 전시회 중 가장 큰 신규 계약건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 풍력 발전소 프로젝트 개발회사인 Ventotec GmbH는 지멘스로부터 앞으로 8년 이상 280개의 풍력발전기를 구매할 것이다. 발전기는 주로 독일의 동부에 위치한 40개 이상의 풍력 발전소에 사용될 예정이다. Ventotec 최고 경영자 Helmer Stecker는 서로 다른 광범위한 장소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장점인 지멘스의 풍력터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독일 풍력산업의 걱정거리

하지만, 독일 제조업체에 모든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정책의 변화로 인해 독일 풍력 에너지 산업에 제공돼 왔던 인센티브가 삭감될 예정이다.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이 2016년 6월 11일에 게시한 '경쟁력 강화를 꿈꾸는 독일 신재생에너지 시장, 어떻게 변화하나' 참조) 또한, 2017년부터 풍력 에너지 프로젝트에 공식 입찰제도가 도입되면서 군소 제조업체들은 통합이나 합병을 거칠 수 있다.

또 다른 우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다. 자국 시장의 성장으로 Gold Wind, United Power, Mingyang 같은 중국 기업들은 점점 더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자국 시장을 떠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 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낮은 가격의 발전기를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면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세계 풍력에너지원 전력 생산량 규모(예측치 포함)  

                                                                                                                       (단위: ㎿)

 

자료원: WWEA, Handelsblatt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풍력 제조업체 Envison의 CEO Lei Zhang은 독일 유력 경제지 Handelsblat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유럽시장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2020년까지 현재 20억 달러인 매출 규모를 50억 달러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성장은 기존의 독일과 유럽 제조업체의 희생을 동반할 수 있다.

풍력에너지 기술의 향방

풍력시장 조사기관인 Windresearch는 향후 5년간은 에너콘이나 덴마크기업 Vestas와 같은 유럽 풍력 제조업체가 기술적인 우위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풍력 발전기의 생산이 점점 더 표준화되고 자동화되면서 중국이 독일의 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기계 파트가 아닌 소프트웨어나 디지털 솔루션 파트에서 경쟁력에 차이가 뚜렷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지멘스는 자사 풍력발전기 센서 기술에, 그리고 에너콘은 고객 맞춤형 신재생에너지 솔루션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풍력 제조업체가 풍력터빈 규모의 확장에 집중함으로써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 대신에, 풍력 에너지 기술 혁신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터빈의 길이가 높아지면서 운송비용이 증가하는 측면도 있고, 설치 가능한 터빈 높이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풍력에너지와 관련한 R&D 지출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면 덴마크 기업 Vestas의 R&D 지출 규모는 1억6천만 유로로, 5년 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한국 기업의 가능성은?

풍력 기술 개발과 관련해 국내 기업에 가능한 역할은 무엇일까? 발전기 부품 제조업체 태웅을 제외하고 WindEnergy 전시회에 어떠한 한국 기업도 제품을 전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독일 기업의 관심 대상이다. 독일 풍력 제조업체들은 최근 수 년 동안 한국 풍력기업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과 사업을 진행해왔다. 더욱이 지멘스와 에너콘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젠비온은 아시아에서의 사업을 위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소싱 중이다.

아시아에서의 풍력 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한국 기업들은 독일과 유럽의 관련 기업에 자사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아시아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독일 제조업체는 아시아 기업으로부터의 소싱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발전탑(tower)은 수송하기 어렵지만 블레이드나 나셀 부품 공급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공급규모가 컸던 것은 아니다. 2014년에 덴마크와 독일로부터의 풍력 에너지 관련 제품 국내 수입은 2천400만 달러 규모에 그쳤다. 국내 생산이 늘어날 경우 수입액은 줄어들 수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현재로서는 단지 일본만 한국의 풍력에너지 발전부품의 주 수입국이다. (2015년 이 분야 수출의 95%가량은 일본을 대상으로 함).

한편, 중국과 유럽 제조업체의 경쟁 증가는 디지털 솔루션과 향상된 센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분야의 혁신은 한국 기업에 수익성 있는 사업을 가져올 수 있다. 한 가지 예는, 해상 지역에서 풍력 발전기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핀란드 회사 Wärtsilä의 독일 자회사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해상표지(날씨 상황에 반응), 화재 감지 및 대처 시스템, 배터리 지원 시스템 및 수중 음파 응답기(잠수함에 알리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Bosch Rexroth사는 회전 블레이드 피치 또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같은 대표 제품 이외에도 발전기의 기계적 프로세스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ACOS 및 BLADEcontrol 등의시스템을 판매한다. 이들 시스템들은 위험을 낮추고 발전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비용 절감 및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구한다.

한국은 전력생산 목적의 해상 풍력단지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제주도 금등리 탐라 해상풍력단지). 한국의 해상 프로젝트는 이 성공을 통해 발전하는데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장래에는 한국의 EPC(엔지니어링, 조달, 건설) 업체가 유럽의 제조업체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 풍력터빈 제조업체들도 해상 프로젝트에 숙달된 기술적 노하우를 가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다면, 2년 후에는 함부르크 WindEnergy 전시회에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함부르크 WindEnergy 전시회는 2018년 9월 25일부터 28일에 개최된다. 2017년에는 독일 시장에 더 초점을 맞춘 Husum Wind 전시회가 개최된다.

자료원: Statista 및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자료 종합

 

[출처 = KOTRA GlobalWindow(http://news.kotra.or.kr) / 2016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