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높이 오로빌 댐 붕괴·범람 위기

최소 19만명 긴급 대피령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오로빌 댐의 붕괴 및 범람이 임박해 주변 지역에 긴급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당국자들은 현재 오로빌 댐의 붕괴 및 범람을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총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워낙 위급한 상황이어서 페더 강을 따라 들어서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고지대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한 밤중에서 자동차를 타고 급히 대피하고 있는 중이라고 LAT는 보도했다.

1968년 완공된 오로빌 댐은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북쪽으로 약120km 떨어진 오로빌 호수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234m 높이의 댐이다. 그러나 최근 캘리포니아 주를 강타한 폭우로 물의 양이 대폭 늘어난데다가 중앙 배수로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면서 주 정부와 수자원 관계 당국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국립기상서비스는 12일 밤 쯤 오로빌 댐에 있는 보조 배수로까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댐이 막고 있던 오로빌 호수의 물이 "통제불가능하게 쏟아져 나오게 될 것"으로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수자원 국은 이날 오후 "오로빌 주민들은 북쪽방향으로 대피하라"고 긴급 고지했다.

인전 버트 카운티의 코리 호니아 보안관은 오로빌 댐의 중앙 배수로의 아랫 쪽에 생긴 구멍의 크기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LAT에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로빌 지역의 대피라는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오로빌 시와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약 1만6천 명의 주민들은 북쪽의 고지대인 치코 쪽으로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 카운티, 버트 카운티를 비롯해 유바 시티, 라이브 오크, 니콜라우스 등 페더 강을 따라 들어서 있는 거주지의 주민들도 모두 대피 명령을 받았다.

CNN에 따르면 유바 카운티와 버트 카운티에만 약 30만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현지 매체 새크라멘토 비는 이중 긴급대피 명령 대상이 된 주민 수를 약 18만8천 명으로 추정했다. 현지 당국자들은 "이것은 연습이 아니다. 반복한다. 연습이 아니다"라고 거듭 방송하면서 주민들의 대피를 독려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최근 오로빌 댐의 중앙 배수로에서 구멍을 발견한 후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이런 상황에서 댐 수위를 낮추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968년 완공 이후 처음으로 비상 배수로까지 열어 물을 빼는 작업을 해왔지만, 12일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서 내린 폭우와 폭설로 인해 오로빌 호수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위는 오히려 더 올라가게 됐다.

새크라멘토 비의 보도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쯤 다행히 수위가 내려가면서 비상 배수로를 이용한 방류가 멈췄고, 배수로의 구멍 크기도 더이상 커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는 15일 또다시 폭우 예보가 나와 있는 상황이다.   

당국자들은 비상 배수로가 버티지 못하게 되면 엄청난 양의 물이 페더 강에 유입되고, 강이 통과하는 오로빌 시 등에 대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자들은 댐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댐의 중앙 배수로에 구멍이 났기는 했지만 댐 자체는 안전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전에도 댐 붕괴 및 대홍수 위기가 발생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새크라멘토 등의 호텔, 모텔 등에 투숙하면서 대부분 빈 방이 동이 난 것으로 볼 때 주민들의 느끼는 공포감은 매우 큰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7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