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4억3,000만달러 지열발전소 프로젝트 한국 수주 가능
박근혜 대통령 한·케냐 정상회담서 협의…총 4000㎿ 규모

박근혜 대통령의 케냐 방문을 계기로 4억3000만달러(약 5120억원) 규모의 지열발전소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약 80만㎡(24만평) 규모의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돼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의 아프리카 및 미국, 유럽 시장 진출의 거점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차 케냐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경제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케냐는 지난 2008년 국가발전전략 '비전 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중소득국 진입과 신흥 산업국가로의 전환을 목표로 전력, 도로, 항만, 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케냐가 올해 입찰 예정인 총 210㎿ 규모 지열발전소 3기 수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본 도시바와 컨소시엄을 구성, 280㎿ 규모 지열발전소 2기를 2014년 준공한 바 있어 박 대통령의 지원을 통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케냐는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전력·원자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지열발전소 수주를 지원하는 동시에 케냐의 중장기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참여를 겨냥한 것이다.

케냐는 2033년까지 총 4000㎿ 원전 도입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원자력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했던 경험을 살리면 케냐 원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지열발전소 건설사업 등 인프라 개발에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원전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이미 24개 원전을 가동 중이고 UAE 한국형 원전건설 프로젝트에서 경제성, 안전성, 적기 시공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케냐의 중장기 원전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400만달러 규모의 은조이아(Nzoia)강 홍수조기 경보시스템 구축사업, 1억4000만달러 규모의 몸바사 상수도 공급시설 등 한국 기업이 참여를 희망하는 물관리 인프라 사업 분야 협력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돼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케냐에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 우리 제조업의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80만㎡ 규모로 업종은 섬유, 피혁, 식품가공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2건의 산업단지 협력 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한 환경조성 중의 하나로 산업단지를 조성해 물류, 전기, 인력 등이 원활히 지원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도 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 산업단지에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해가겠으니 케냐타 대통령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줄 달라"고 당부했다.

케냐는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TFTA) 등에 모두 가입한 동아프리카 물류·교통의 허브다. 특히 케냐는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혜택을 받아 대미(對美) 무관세 수출도 가능하다. 청와대는 케냐에 한국 산단이 조성되면 중소·중견기업들이 아프리카와 미국, 유럽 등의 시장 진출에 필요한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인력 양성 교육기관인 카이스트(KAIST) 모델도 케냐에 이식된다. 케냐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과학기술 인력양성을 위해 우리의 카이스트와 유사한 '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카이스트는 케냐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타당성조사를 실시했으며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간에는 과학기술 협력 관련 MOU도 체결됐다. 케냐 과기원이 설립될 경우 우리 카이스트 모델이 아프리카에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해 케냐타 대통령은 "양국의 경제적 토대는 천연자원이 아니라 인적자원이고, 따라서 교육이 잘 이뤄져야 산업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면서 케냐 카이스트 설치와 인력 훈련 프로그램 등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MOU를 통해 케냐 카이스트 건립을 지원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코이카(KOICA)나 관계기관이 케냐측 인적자원 훈련 수요를 더 파악해 협력이 가능하도록 노력해가겠다"고 답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의약품 유통관리체계 협력 MOU 등이 체결됨에 따라 케냐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의 빠른 습득이 가능해졌다. 이는 우리 제약업계의 케냐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양국 정부는 전자정부 협력 MOU도 체결, 2017년부터 3년간 한·케냐 전자정부 협력센터를 운영키로 함에 따라 우리 전자정부 기술의 수출길도 열었다.

이날 회담에서 케냐타 대통령은 케냐의 대한(對韓) 무역적자 확대를 지적하면서 "케냐의 과일, 채소, 커피, 농산물 등이 유럽 등에서 평판이 좋은 점을 감안해 수입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아보카도 등 케냐산 과일과 채소 수입에 있어 검역당국의 수입절차 이행 등에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자료제공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6. 05. 31]